구병모 소설의 재난 의식과 에코페미니즘의 상상력 : 단편소설집 『고의는 아니지만』(2011)과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2015)을 대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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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2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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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lisher
문학과환경학회
Abstract
구병모 소설의 재난 형상을 에코페미니즘의 관점으로 검토하였다. 소설에 구현되는 재난이 특별한 것은 인간 재난과 자연 재난이 구별하기 어려운 지경에 있다는 것에 그러하고 그것이 자연 타자와 인간 타자의 신체교환으로 재현되는 환상적인 공포서사라는 점에 그러하다. 구병모 소설은 인간이 재난으로 인식하는 것을 타자들의 절규어린 대화의 요청으로 맥락지어 놓는다. 구병모 소설의 환상적 은유(「조장기」, 「덩굴손증후군의 내력」, 「파르마코스」 등)는 타자를 투명한 존재가 아니라 재난의 형식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대화를 청하는 새로운 존재로 재인식하게 해준다. 구병모의 공포 발견의 서사는 ‘타자 다시 쓰기’의 서사윤리로 간주될 만하다.
다른 한편으로 구병모 소설의 영성(「곤충도감」, 「이물」, 「덩쿨손증후군의 내력」)은 배려와 대화의 가능성을 지구의 다른 존재에까지 확장한다. 「곤충도감」의 기묘한 영성은 성스러움과 불순함 사이의 위태로운 경계에서 생명에 대한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짐으로써 윤리적 계기를 마련한다. 주인공의 평온한 태도에 깃든 생명의 확신은, 여성의 신체가 생산의 자원으로 환원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의미를 산출하는 장소로 재탄생하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다. 여성과 자연의 연결을 즉각적이고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영성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가치 체계가 놓치고 있을 것이라고 가정되는 중요한 맥락을 더 충분히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 에코페미니스트의 각별한 방법이 된다.
구병모의 공포 발견 서사가 지니는 윤리적 계기는 강조될 만하다. 서사라는 장르의 정체성이 전체론을 경계하면서 차이를 확인하는 것이고 그것이 구체적이고 생생한 언어로써 가능한 것이라면, 공포발견의 서사는 반생태적이고 반생명적인 폭력을 구체적으로 맥락 짓는다. 그 다음 차례는 감정이입하고 교감하는 독자가 소설 상황을 다시 맥락 짓는 것이다. 생태비평의 관점으로 말하면 그것은 “인간이 무엇인지 그리고 도덕적으로 말해서 인간에게 비인간 세계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기 위해 고도로 맥락 짓는 시도”에 해당한다.
Description
이 글은 구병모의 단편소설집 『고의는 아니지만』과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을 중심으로, 재난 이후의 세계를 감각하는 문학적 의식과 에코페미니즘적 상상력이 어떻게 교차하는지를 고찰한다. 구병모의 재난 서사는 파국을 단순한 배경이 아닌, 인간 중심적 질서가 붕괴된 이후 타자적 존재와의 새로운 관계 맺기를 실험하는 장으로 삼는다. 특히 여성, 아이, 동물, 식물 등 전통적으로 비가시화되거나 억압된 존재들이 중심 주체로 등장하며, 생존을 넘어서는 돌봄과 연대, 회복의 윤리를 상상한다. 이 글은 두 작품집이 생태계의 파괴와 사회 시스템의 실패를 드러내는 동시에, 탈중심화된 감수성과 생명 중심적 세계관을 통해 에코페미니즘적 문학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Keywords
구병모, 고의는 아니지만,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 재난 서사, 에코페미니즘, 타자와의 공존, 생명 중심성, 돌봄의 윤리, 생태 감수성, 탈인간중심주의, Koo Byung-mo, Not on Purpose, Let It Not Be Only Me, Disaster Narrative, Ecofeminism, Coexistence with the Other, Life-centered Ethics, Ethics of Care, Ecological Sensibility, Post-anthropocentrism
Citation
정연희. (2022). 구병모 소설의 재난 의식과 에코페미니즘의 상상력 : 단편소설집 『고의는 아니지만』(2011)과 『그것이 나만은 아니기를』(2015)을 대상으로. 문학과환경, 21(4), 233-260.